'즉흥연주'라는 씨앗을 품은 열매가 익어가는 소리. 낭랑한 구음에 북가락과 쇳가락이 어우러진 쇠북소리가 얹혀진다. 소리의 맥을 잡아주는 타악기가 서로 대화하듯 울림을 주고받다가 매듭 짓는 타악 이중주이다.
박혜영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전문위원)
‘한국장단음악축제-장단유희’ 총감독이자 연희자인 김소라가 신진 예술가들과 나눈 이야기입니다. 장단유희에 참여한 연주자들이 어떤 생각을 품고 어떻게 작품을 창작해냈는지, 그들의 경험과 사유를 공유합니다.
[신진연희자 김강유, 손주민]
김강유
김강유는 경상남도 산청에서 출생해 산청초등학교에서 기산 박헌봉선생님의 호를 붙인 '기산사물놀이'로 국악의 길에 접어 들었다. 이후 국립 전통 예술 중• 고등학교에 입학해 국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연희과에 재학 중이다.
손주민
손주민은 경상남도 마산 출신으로 초등학생 때 취미로 국악을 시작하여 15살에 호남우도농악의 부포놀음을 접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공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 연희예술전공으로 입학하여 연주자로써 소양을 기르기 위해 공부하는 중이며 현재 4학년에 재학중이다.
[신진연희자 김강유, 손주민]
김소라 여러분. 안녕하세요. 장단유희 코너 속의 코너 장단톡톡 진행을 맡은 타악 연주자 김소라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신진 타악·연희 예술가들을 만나보는 시간인데요. 앞서 사물놀이 한맥팀과 더불어 오늘은 예쁘고 또 앞으로의 행보가 너무나 주목되는 타악 연주자 두 분을 모셨습니다. 바로 북과 꽹과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타악 음악을 만들어 가고 있는 연주자분들입니다.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김강유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4학년 연희과에 재학 중인 김강유입니다. 반갑습니다.
손주민 네. 안녕하세요. 저는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 연희예술 전공 4학년에 재학 중인 꽹과리 연주하는 손주민입니다. 반갑습니다.
김소라 정말 오래간만에 젊고 또 패기 넘치는 여성 연희자들을 만나니까 저도 덩달아 기분이 너무좋습니다. 사물놀이, 또 풍물, 연희를 접하게 된 계기. 그리고 더불어서 사물놀이는 어떤 건지 소개 부탁드릴께요.
김강유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사물놀이 방과 후를 통해서 사물놀이를 접하게 되었고 그때 이후로 3년 동안 합창단, 태권도, 미술 여러 가지 예체능 활동을 많이 했었는데 그런 활동보다는 사물놀이 가 확실히 끌리고 출석률이 높아서 담당 선생님께서 저한테 “서울에 있는 국립전통예술중학교로 입학할 생각이 없냐” 해서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로 올라와 입시를 보게 되면서 합격을 했어요. 그때부터 중.고등학교를 서울에서 다니고 전공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소라 딱 맞는 전공을 일찍 찾게 된 거네요.
김강유 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을 했고요.
지금 서울에 와서는 11년 정도 시간이 흘러서 대학교 4학년이 됐습니다.
김소라 네. 어느덧 졸업을 앞두고 있네요.
김강유 네. 맞습니다.
김소라 창창한 연희 예술가입니다. 주민 씨는요?
손주민 저는 어릴 때 피아노 학원이 너무 가기 싫어서 어머니한테 “사실은 가야금을 배워보고 싶다”고 했는데 마산에 있는 국악학원에 보내주신 거예요. 그럴 줄 몰랐는데. 그냥 피아노 학원에 가기 싫었던거거든요. 그런데 학원에서 사물놀이도 같이 가르쳐주는 곳이었어요. 짝쇠 장단을 배웠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주고받고 하는게 너무 재미있어서 그때 이후로 계속 사물놀이 연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연희와 타악의 매력]
김소라 앞선 소개에서 타악·연희. 또 연희과 이런 얘기들이 많이 등장했잖아요. 연희와 타악의 매력 어떤 것일지 궁금해요. 연희가 이런 부분이 참 매력 있게 다가온다. 사물놀이는 이런점이 좋다. 어떤 게 있을까요?
손주민 민요나 판소리 같은 가사가 있는 음악들은 해석이 필요하지만 타악은 딱 봤을 때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 음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희·타악만이 줄 수 있는 그런 쾌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일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김강유 저는 타악·연희는 유연함과 단단함이 다 존재하는 음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요. 어떤 장르와 협업을 하거나 전통 음악을 가지고 어떤 식으로 창작을 해내도 유연하게 스며들고 또 그 속에서 단단함이 존재하는 예술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매력이라 생각됩니다.
김소라 두 분이 말씀해 주신 그런 다양한 매력들을 가지고 앞으로 정말 좋은 활동을 기대해 봐도 될까요?
김강유 네.
손주민 네.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김소라 2023년 장단유희에 한국 장단음악 축제라는 부제를 붙였어요. 앞서, 사물놀이 한맥팀도 마찮가지지만 여성 타악·연희 예술가로 이번 작품에 참여하시게 됐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여러분들이 꼭 관객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김강유 저는 이번 장단 포커스에 신진 아티스트로 참여하게 되어서 너무 뜻깊고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해요. 특히나 저는 창작 작품을 주민 친구와 같이 준비를 하게 되었는데 그 작품을 무대에서 올릴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영광이고 이번 공연을 보시고 온라인으로든 오프라인으로든 뭔가 젊은이들의 열정과 패기를 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김소라 주민 씨는 어떠세요?
손주민 저도 이번 공연을 통해서 연주자로서 저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도 타악이 주목받을 수 있는 자리가 계속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또 의미 있는 축제에서 저희들이 준비한 만큼 열심히 보여드릴테니 타악의 매력을 느끼실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소라 네. 두 분의 연주를 통해서 아마 관객분들도 타악의 매력에 완전 빠져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질문들을 준비를 했는데 앞선 내용을 통해서 해소가 됐어요.
[창작의 과정과 고민]
김소라 이번에 장단유희를 통해서 창작곡을 도전하셨다고 들었는데 기존의 전통 작품뿐만 아니라 두 분이서 함께 연주할 수 있는 창작곡을 만드셨어요. 어땠는지 궁금하거든요?
손주민 이렇게 두 명이서 하는 창작곡을 만드는 것을 처음 경험해보는 일이었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물론 힘든 점도 많았지만 창작을 하는 과정 속에서 재미있고 흥미 있는 순간들을 찾을 수 있어서 좋았고요. 또 이제 자신을 한번 돌아보게 되는, 제가 어떤점을 더 보완해야 될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더 자신을 가꾸고 나아가야 할지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서 아주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김강유 저는 학교에서 창작하는 법을 배우거든요. 그런데 처음에 이론상으로는 창작은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라고 배웠는데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나 두려움 없지’라는 젊음의 패기로 덤벼들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저희가 연습실에서 처음 만났을 때 ‘ 해보자. 그런데 뭘 하지?’ 하다가, ‘뭘 하지’로 하다가 하루가 지나고. 그냥 그 시간들이 저희한테 너무 무색하게만 느껴지는 거예요. 그런데 그 순간들이 지나가고 저희가 작품을 만들게 된 순간 가락들이나 장단들이 저희가 그냥 두려움 없이 ‘이거 해볼래?’했을 때 나왔던 것들이거든요. 지금 다 채택이 돼서 작품 안에 들어와 있어요. 이런 걸 보면서 창작이라는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하지만 그만큼 정답도 없고 누가 점수를 매기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욱 흥미가 생기는 것 같고 두려움을 떨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소라 전통의 장단 그리고 풍물, 사물놀이, 무속에 많은 장단들이 있는데 그것을 학습하고 난 이후에 그대로 보존하고 전승하는 것도 여러분의 역할이지만 그것을 새롭게 재구성하고 또 자신만의 생각을 가진 어떤 그런 작품으로 녹여내는 작업 또한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이번 작품이 시작점이 돼서 앞으로 활동하실 때도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장단음악축제에서 연주 할 창작곡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릴게요.
김강유 저희 작품의 제목은 ‘열매’이고요. ‘열매’라고 선택한 이유는 저희가 컨셉을 정할 때 열매처럼 몸 안에 씨를 아직 품고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나왔을 때 어떤 결과물을 도출해낼지 모르는 그런 의문점을 지닌 신진 아티스트라는 뜻을 품고 있어요. 저는 북을 전공하고 있고 주민이는 꽹과리를 전공하고 있는 데 이 둘이 만나서 어떤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하다가 먼저 우리가 잘하는 걸 하자 해서 공부하고 있는 사물놀이 북, 농악 북 뿐만 아니라 고법 북을 활용하였어요. 주민 친구는 우도농악을 시작으로 지금 사물놀이 공부도 하고 있고 꽹과리의 테크니컬한 장단을 중심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친구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잘 융합 해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김소라 네. 창작곡이 너무나 기대됩니다. 사실 영상으로 보는 것도 너무 재미있겠지만 오프라인 공연을 통해서 실제로 두 분의 연주력도 그리고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다양한 가치관들이 관객 분들께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
김소라 마지막 질문인데요. 앞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잖아요.
사회에 나가서 본격적으로 예술 활동을 하기 위한 계획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김강유 저는 이번 공연 준비하면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전공 연습을 해도 창작의 벽에 부딪혀서 의문점이 가득한 그런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어요. 평소에 무엇보다도 꾸준함이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꾸준히 자기의 마음을 잘 닦고, 성찰하고 그런 예술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졸업하고도 저의 전통 레파토리를 갈고 닦고 꾸준히 나아갈 것이고, 지금 공부하고 있는 부전공 이외의 것들도 더 열심히 할 계획이예요. 선생님께서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것처럼 이런 창작 활동도, 다른 장르와 협업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하게 전진하는 예술인이 되겠습니다.
김소라 계획이 아니라 엄청 먼 미래의 모습까지도 이미 맛을 본 것 같아요. 너무 응원합니다.
김강유 감사합니다.
김소라 주민 씨는요?
손주민 저는 이번 장단 포커스를 준비하면서 부족한 점이 뭔지를 알게 됐고 어떻게 보완해 나가야 될지 많이 고민하게 되었어요. 또 공연자, 연주자로서 저를 조금 더 가꿔 나가서 앞으로 손주민으로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예술인이 되고 싶습니다.
김소라 네. 두 분과의 아주 짧지만 강렬한 대화를 통해서 굉장히 기대를 많이 갖게 된 것 같아요. 저 또한 여성 타악 연주자로서 두 분의 행보 항상 응원하고 또 계속해서 지켜보면서 많은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파이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강유 감사합니다.
김소라 이번 장단유희 코너 속의 코너 장단톡톡을 통해서 강유, 주민 타악 듀오를 만나게 됐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저희 장단유희를 통해서 오프라인으로도 신진 예술가들의 공연들을 만나보실 수 있을 텐데요. 계속해서 깊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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